노랑제비꽃은 조금 높은 산 양지쪽에 자랍니다. 줄기는 곧추 서며 윗부분에서 2~3개의 가지가 갈라집니다. 높이는 10~20cm 정도입니다. 뿌리에서 난 잎은 2~3장으로 잎자루가 깁니다. 잎몸은 심장형이고 가장자리에 물결 모양의 톱니가 있습니다. 줄기에 달린 잎은 맨 아래의 1장을 제외하고는 잎자루가 거의 없습니다.
4~5월에 줄기 끝의 잎겨드랑이에서 나온 꽃자루에 2~3개의 노란 꽃이 달립니다. 꽃잎은 5장이며 입술꽃잎에 자주색 줄이 있습니다.
제비꽃을 병아리꽃이라고도 하는데 노랑제비꽃을 보면 그 이름이 참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듭니다. 식물 자체도 크지 않지만 잎과 꽃도 앙증스럽게 작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노란 색깔만큼은 여느 꽃보다 진합니다.
남쪽에 사는 분이 매화꽃이 피었다며 사진을 보내왔습니다. 아마 성미 급한 녀석 몇몇이 일찍 꽃망울을 터뜨린 모양입니다. 아직 늦추위도 남았고 꽃샘 추위도 이어질텐데, 참고 기다릴 수 없었던가 봅니다.
호숫가로 나가보았습니다. 호수는 꽁꽁 얼어 있었고 높은 산은 여전히 흰눈을 덮어 쓰고 있었습니다. 아직은 겨울인가 봅니다. 그렇지만 햇빛에 반짝이는 호숫가의 버들개지는 금방이라도 눈을 뜰 것 같은 모습이었습니다.
조금만 더 기다리면 봄이 올 것 같습니다.
가난한 사람들이 꽃으로 피는구나.
폭설에 나뭇가지는 툭툭 부러지는데
거리마다 침묵의 눈발이 흩날리고
나는 인생을 미워하지 않기로 했다.
차가운 벽 속에 어머니를 새기며
새벽하늘 이우는 별빛을 바라보며
나의 사랑하는 인생이 되기로 했다.
희망 속에는 언제나 눈물이 있고
겨울이 길면 봄은 더욱 따뜻하리.
감옥의 풀잎 위에 앉아 우는 햇살이여.
인생이 우리를 사랑하지 않을지라도
창 밖에는 벼랑에 핀 노랑제비꽃.
-정호승. '노랑제비꽃'-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