괭이눈은 범의귀과에 속하는 여러해살이풀로 산 속 습기가 일정하게 유지되는 곳에 자랍니다. 꽃줄기는 곧게 서고 털이 없으며 높이는 5~20cm 정도입니다. 꽃줄기에 2장씩 마주나는 잎은 원형에 가까운 달걀 모양으로 가장자리에 둥근 톱니가 있고, 잎자루는 짧습니다.
4~5월에 꽃줄기 끝에 연한 노란색의 작은 꽃이 피는데 4장의 꽃받침이 꽃잎처럼 달려 오므라져 있고, 그 속에 4개의 수술이 들어 있습니다.
괭이눈은 꽃뿐 아니라 꽃 둘레의 잎 또한 노란색이어서 특색이 있습니다. 꽃이 필 때쯤이면 꽃 둘레의 잎이 서서히 노란색으로 물들어 나중엔 꽃과 잎이 구별되지 않을 정도가 되는데, 이것은 잎을 꽃처럼 보이게 하려는 속임수라고 합니다. 즉 같은 분량의 꽃을 만들려면 에너지 소모가 너무 크기 때문에 잎을 변화시켜 꽃처럼 보이게 하여 곤충을 유인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꽃가루받이가 끝나면 잎은 다시 푸른빛으로 돌아간다고 하니, 식물도 나름의 꾀가 있나 봅니다.
괭이눈이라는 이름은 노란 가루가 뒤덮인 작은 꽃송이와 살짝 보이는 안쪽의 수술이 어둠 속에서 빛을 내는 괭이의 눈, 즉 고양이 눈과 비슷하게 느껴지기 때문에 붙여진 것이라고 하기도 하고, 열매가 익으면 2개로 찢어지는 것이 마치 졸고 있는 고양이 눈처럼 보여서 붙여진 것이라고 하기도 합니다. 속명 크리소스플레니움(Chrysosplenium)은 황금이라는 뜻을 가진 그리스어 크리소스와 비장(脾臟)을 뜻하는 스플린의 합성어라고 합니다.
괭이눈과 비슷한 종류로는 애기괭이눈, 털괭이는, 산괭이눈, 선괭이눈, 오대산괭이눈 등이 있습니다.
괭이눈이라는 이름은 생소하지만 우리나라 전역에 분포하기 때문에 숲 속 습기가 있는 곳이면 어디서나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는 꽃입니다. 그러나 이른 봄 꽃이 피므로 때를 놓쳐서는 안 될 것입니다. 하기야, 때를 놓쳐서는 안 되는 일이 어디 괭이눈을 만나는 일 뿐이겠습니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