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자고는 백합과에 속하는 여러해살이풀로 까치무릇이라고도 합니다. 주로 남부 지방에 많으며, 산기슭의 양지바른 풀밭에 삽니다. 원예식물인 튤립과 같은 튤리파(Tulipa) 속(屬)에 속합니다.
줄기는 높이가 15~30cm 정도입니다. 잎은 줄기 아래쪽에 2장이 달리는데 줄 모양(線形)이며 끝이 뾰족합니다. 3~4월 줄기 끝에서 흰 꽃이 위를 향해 핍니다. 꽃은 처음에는 종 모양이지만 햇빛을 받으면 평평하게 됩니다. 꽃잎은 2~3cm이며 6장입니다. 꽃잎 바깥쪽에는 보라색 줄무늬가 있고, 안쪽에는 아주 연한 보라색 줄무늬가 있습니다. 꽃이 너무 크지도 너무 작지도 않고 흰색 꽃잎에 노란 수술이 두드러진, 사람으로 치면 이목구비가 뚜렷한 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땅속에 있는 비늘줄기는 달걀 모양이며 안쪽에 갈색 털이 나 있습니다. 약용 또는 식용으로 이용합니다.
산자고(山慈姑, 山茨菰)는 생약명에서 유래된 이름이라고 합니다.
남의 사진을 보는 사람은 사진에 나타나 있는 것만 봅니다. 그러나 자기 사진을 보는 사람-즉 관심을 갖고 사진을 찍은 사람과 사진에 등장하는 사람-은 비록 사진에는 나타나 있지 않지만 사진을 찍을 때 곁에 있었던 사람, 주변의 모습, 그때 있었던 일들까지 봅니다. 그리고 그때의 감정도 느낍니다.
사진에는 눈에 보이는 것뿐 아니라 눈에 보이지 않는 추억이 담겨 있습니다. 어디 사진뿐이겠습니까? 사람들이 갖고 있는 물건에도 그 사람의 추억이 담겨 있습니다. 갖고 있는 물건 중에 비록 오래 되고 낡은 것이지만 참으로 소중한 것이 있습니다. 그것이 돈으로 따질 수 없는 소중한 가치를 지니는 것은 거기에 그 사람의 손때가 묻어 있고 추억이 담겨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산자고는 남쪽의 산에서 처음 만났습니다. 책에서만 보던 야생화를 직접 그것도 우연히 만났을 때의 기쁨은 말로 표현하기 힘듭니다. 산자고 사진을 보니 산자고를 만났을 때의 기쁨이, 그리고 그 때 보았던 아름다운 풍광이 새록새록 떠오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