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모래덩굴은 산기슭이나 밭둑에 흔하게 자라는 여러해살이풀로 새모래덩굴과에 속합니다.
줄기는 길게 옆으로 벋으며 다른 물체를 감고 오릅니다. 잎은 어긋나고 둥근 심장 모양이며 가장자리가 3~7각이 지거나 5~7 갈래로 얕게 갈라집니다. 잎 앞면은 진한 녹색이고 뒷면은 흰빛을 띱니다. 잎자루는 잎 뒷면 가운데 방패 모양으로 붙습니다.
5~6월에 잎겨드랑이에서 난 꽃차례에 여러 개의 작은 연한 노란색 꽃이 모여 핍니다. 열매는 둥글고 가을에 검은색으로 익습니다.
식구가 뭐 별 거 있습니까
피가 안 섞여도
살을 안 섞어도
밥을 같이 먹으면 식구가 되는 거지요
그러니까 쓸쓸하게 의자에 앉아
혼자 밥 먹지 말라는 말이지요
사월이라 날도 따뜻하니
있는 밥에 반찬 몇 가지 넣어
도시락 싸들고
뒷산에 올라가 밥 먹다가
물 한 모금 마시고 마른땅에 뿌려주면
풀도 꽃도 나무도 식구가 되는 것이지요
간혹 지나가는 나비 날아들고
들고양이도 기웃거리고
주인 잃은 강아지도 다가오면
밥 한 덩어리 던져주는 것이지요
그러면 한 식구가 되는 거 아닙니까
그리 오래된 이야기도 아니지요
지지리도 못살았던 그때
보리밥 한 사발씩 받아놓고
커다란 양은그릇에 국 담아놓고
너도 나도 숟가락 넣으며 퍼 먹었던
그 살가웠던 식구들 생각나지요
그런데 말이지요
세상의 모든 것이 식구 아닐까요
누군가 가득 내려준 이 신선한 공기를
함께 배불리 먹으니 말이지요
-김종제. ‘식구(食口)’-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