둥근털제비꽃은 제비꽃과의 여러해살이풀로 산의 숲 속에 자랍니다.
뿌리줄기는 굵으며 옆으로 길게 뻗습니다. 줄기는 없고, 전체에 퍼진 털이 많습니다. 잎은 뿌리줄기에서 여러 장이 돋는데 심장형이며 가장자리에 둔한 톱니가 있습니다. 열매를 맺을 때쯤이면 잎과 잎자루가 더욱 크게 자랍니다.
3~4월에 여러 개의 꽃줄기가 나와 그 끝에 연한 자주색 꽃이 핍니다. 꽃줄기는 길이 4~6cm로 잎보다 짧고 퍼진 털이 있습니다. 꽃잎은 5장이며 좌우 꽃잎에 털이 조금 있습니다.
이름대로 잎이 둥글고 전체에 털이 있다는 것과 다른 제비꽃들보다 일찍 이른 봄에 꽃을 피우며 꽃 색깔이 연한 것이 특징입니다.
꽃이 핀다
새들이 찾아오지 않는 죽은 나뭇가지 위에도
길가에 버려진 도둑의 신발 한 짝 위에도
너를 향해 날아가다가
결국 너의 이마를 쓰러뜨리고
먼지를 뒤집어쓴 채 나뒹구는 돌멩이 위에도
젊은 여자들이 가슴에 걸고 다니는
액세서리 십자가 위에도
라면박스와 신문지로 관 같은 집을 만들어
사이좋게 나란히 누워 있는
노숙자들의 검은 지하도 벽 위에도
신생아 중환자실 창가에 놓인
눈물 마른 화분 위에도
힘없이 홀로 흔들거리는
독거노인의 지팡이 위에도
막 하관을 끝내고 한 삽 흙을 뒤집어쓴
관 뚜껑 위에도
사랑하면서도 죽도록 너를 미워하는
매일 용서하면서도 결국 용서하지 못하는
내 가슴 위에도
이 부활의 새벽에 꽃이 핀다
이 부활의 아침에 꽃이 웃는다
-정호승. ‘이 부활의 새벽에 꽃이 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