댑싸리는 유럽과 아시아 원산의 한해살이풀로 명아주과에 속합니다. 주로 마당에 심어 기르지만 퍼져나가 길가나 빈터에 야생으로 자라기도 합니다.
줄기는 단단하고 100~150cm 높이로 곧추 서는데 처음엔 녹색이었다가 붉게 되며 가지가 많이 갈라집니다. 잎은 어긋나고 피침형이며 가장자리가 밋밋하고 3개의 잎줄이 있습니다.
7~9월에 연한 황록색 꽃이 잎겨드랑이에 1~3개씩 모여 달려 전체가 꽃 이삭처럼 보입니다. 양성꽃과 암꽃이 같이 달리며 꽃받침은 5조각으로 갈라지는데 꽃이 핀 다음 자라서 열매를 둘러쌉니다.
어린잎은 나물로 먹고 씨는 약으로 씁니다. 그리고 줄기는 통째로 말려 빗자루를 만듭니다.
고개를 넘어오니
가을이 먼저 와 기다리고 있었다
흙빛 산벚나무 이파리를 따서 골짜기물에 던지며
서 있었다 미리 연락이라도 하고 오지
그랬느냐는 내 말에
가을은 시든 국화빛 얼굴을 하고
입가로만 살짝 웃었다
웃는 낯빛이 쓸쓸하여
풍경은 안단테 안단테로 울고
나는 가만히 가을의 어깨를 감싸 안았다
서늘해진 손으로 내 볼을 만지다
내 품에 머리를 기대오는 가을의 어깨 위에
나는 들고 있던 겉옷을 덮어주었다
쓸쓸해지면 마음이 선해진다는 걸
나도 알고 가을도 알고 있었다
늦은 가을 오후
-도종환. ‘가을 오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