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이가래는 논이나 연못 등 괴어 있는 물 위에 떠서 자라는 한해살이풀로 생이가래과에 속합니다. 고사리처럼 꽃이 피지 않고 홀씨로 번식하는 양치식물입니다.
줄기는 길이 7~10cm로 가늘고 가지가 갈라지며 털이 많습니다. 잎은 3개씩 돌려나지만 그중 2개는 마주나며 물 위에 뜨고, 1개는 물속에 잠기며 수염뿌리처럼 잘게 갈라져 양분을 흡수하는 뿌리 역할을 합니다. 물 위에 뜨는 2개의 잎은 좌우에 깃처럼 배열되며 타원형으로 양끝이 둔하고 가장자리가 밋밋합니다. 양면에 줄기와 더불어 잔털이 있고 앞면에는 돌기가 있어 오톨도톨한데 물이 묻지 않고 또르르 굴러 떨어집니다. 가을철에는 물속에 잠기며 물속에 들어있는 뿌리처럼 보이는 잎 밑 부분에 털로 덮인 홀씨주머니가 생깁니다.
맑은 물은 있는 그대로를 되비쳐 준다
만산에 꽃이 피는 날 산의 모습은
아름다운 모습 그대로 보여 주고
잎 하나 남지 않고 모조리 산을 등지는 가을날은
쓸쓸한 모습 그대로를 보여 준다
푸른 잎들이 다시 돌아오는 날은 돌아오는 모습 그대로
새들이 떠나는 날은 떠나는 모습 그대로
더 화려하지도 않게 더 쓸쓸하지도 않게 보여 준다
더 많이 들뜨지 않고 구태여 더 미워하지도 않는다
당신도 그런 맑은 물 고이는 날 있었는가
가을 오고 겨울 가는 수많은 밤이 간 뒤
오히려 더욱 맑게 고이는 그대 모습 만나지 않았는가
-도종환. ‘맑은 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