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구리밥은 논이나 연못의 물 위에 떠서 사는 개구리밥과의 여러해살이풀입니다. 개구리가 사는 곳에서 자란다고 하여 개구리밥이라는 이름이 붙었으며, 물 위에 떠다닌다고 하여 부평초(浮萍草)라고도 합니다.
가을에 모체에서 생긴 작은 겨울눈이 물속에 가라앉아 겨울을 나고 이듬해 봄에 물 위에 떠올라 자랍니다.
잎처럼 보이는 것은 사실은 줄기가 변해서 줄기와 잎의 구실을 하는 것으로 엽상체(葉狀體)라고 합니다. 엽상체는 달걀 모양으로 지름이 5~8mm이며 앞면은 반질반질하고 가장자리로 갈수록 두께가 얇아 물이 잘 묻지를 않습니다. 뒷면 가운데에서 5~11개의 뿌리가 나와 물속에 길게 늘어집니다. 뿌리가 나오는 뒷면 옆에서 새로운 싹이 생겨 새로운 엽상체가 생기는데 가는 실 같은 것으로 연결되어 있다가 엽상체가 4~5개로 늘어나면 분리됩니다.
7~8월에 간혹 흰색 꽃이 피는 것도 있으나 매우 작아서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개구리밥과 비슷한 좀개구리밥은 이름대로 개구리밥보다 엽상체의 크기가 작고 뿌리가 1개입니다.
상한 갈대라도 하늘 아래선
한 계절 넉넉히 흔들리거니
뿌리 깊으면야
밑둥 잘리어도 새순은 돋거니
충분히 흔들리자 상한 영혼이여
충분히 흔들리며 고통에게로 가자
뿌리 없이 흔들리는 부평초잎이라도
물 고이면 꽃은 피거니
이 세상 어디서나 개울을 흐르고
이 세상 어디서나 등불은 켜지듯
가자 고통이여 살 맞대고 가자
외롭기로 작정하면 어딘들 못 가랴
가기로 목숨 걸면 지는 해가 문제랴
고통과 설움의 땅 훨훨 지나서
뿌리 깊은 벌판에 서자
두 팔로 막아도 바람은 불듯
영원한 눈물이란 없느니라
영원한 비탄이란 없느니라
캄캄한 밤이라도 하늘 아래선
마주잡을 손 하나 오고 있거니
-고정희 ‘상한 영혼을 위하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