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시연꽃은 연못에서 드물게 자라는 수련과의 한해살이풀로 환경부에서 지정한 2급 멸종위기식물 중의 하나입니다. 전체에 가시가 많고 꽃이 연꽃을 닮아서 가시연꽃이라고 합니다.
뿌리줄기는 짧고 수염뿌리가 많으며, 줄기는 없습니다. 물 위에 뜨는 둥근 잎은 지름이 20~120cm이지만 200cm까지 자라기도 하며, 뒷면 한가운데 가시가 난 긴 잎자루가 붙어 있습니다. 잎 양면에 특히 잎줄(잎맥) 위에 가시가 많습니다. 앞면은 주름이 지고 윤기가 나며, 뒷면은 흑자색이고 입줄이 두드러지게 튀어나옵니다. 잎이 물 위에 뜨는 것은 잎자루와 잎줄기에 공기를 품을 수 있는 관이 있기 때문입니다.
7~9월에 가시가 돋친 꽃줄기에 끝에 지름 3~4cm의 자주색 꽃이 1개씩 핍니다. 꽃은 낮에만 벌어지고 밤에는 오므라듭니다. 잎이 커서 꽃줄기가 잎을 뚫고 올라오기도 합니다. 열매는 둥글고 겉에 가시가 있으며 끝에 꽃받침이 남아 있는데 물속에 잠겼다가 이듬해나 여러 해 뒤에 싹을 틔웁니다.
뿌리줄기는 식용하고, 열매 속의 씨는 한방에서 약재로 씁니다.
온몸을 물 속에 감추고
눈만 빠끔히 올려 세상을 엿보는 개구리가
그는 정말 싫었던 것이다
다른 저수지의 연꽃들처럼 화사한 분홍 연등을
한번도 달아보지 못하고
이 쓸쓸한 곳에서
그냥 묵묵히
묵묵히 참고 지내왔는데도
거친 비바람은 사정없이 짓밟고 갔던 것이다
이 세상 모든 것이
그저 노엽고 싫게만 보이던 어느 날
슬금슬금 가려워진 등짝에서는
뾰족 가시가 하나둘
돋아나기 시작했던 것이다
그는 자신의 못난 등짝에
하얀 백로들이 서서 깃을 다듬거나 졸고 있는 것이
마냥 좋았다
그러다 가을이 되자
아득한 물위에 가시만 남겨두고
넓은 잎은 덧없이 녹아
물속에 가라앉고 마는 것이었다
-이동순. ‘가시연꽃’-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