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은 인도, 아프리카 원산의 덩굴성 한해살이풀로 박과에 속합니다.
전체에 짧은 털이 많습니다. 줄기는 생장이 왕성하고 마디에서 곁가지가 많이 나오며 끝이 두 갈래인 덩굴손으로 다른 물체를 감고 올라갑니다. 잎은 어긋나고, 둥근 심장형으로 얕게 갈라지며 가장자리는 밋밋합니다.
꽃은 암수한포기로 피는데 7~9월에 잎겨드랑이에서 난 꽃줄기 끝에 지름 5~10cm의 흰색 꽃이 1개씩 달립니다. 수꽃의 꽃자루는 길고 암꽃의 꽃자루는 짧습니다. 화관(꽃부리)은 5갈래로 깊이 갈라집니다. 수술은 3개이고 꽃밥이 서로 가볍게 붙어 있으며, 암술대는 짧고 끝이 3갈래로 갈라집니다. 꽃은 저녁에 피었다가 아침에 시드는데 시계가 없던 옛날에는 낮이 긴 여름철에 박꽃이 피는 것을 보고 저녁밥을 지었다고 합니다. 열매는 살과 물이 많고 속에 씨가 여러 개 들어 있는 장과(漿果)입니다.
흥부전에, 다리를 치료해 준 보답으로 제비가 강남 갔다 돌아오는 길에 흥부에게 박씨를 물어다 주지요. 이처럼 박은 제비가 겨울을 나는 따뜻한 곳에서 자라는 열대 식물입니다. 언제 우리나라에 들어왔는지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신라 시대 이전부터 재배했을 것으로 추정합니다.
박의 열매는 여러 가지로 쓰입니다. 여물지 않은 박을 길게 오려서 말린 박고지는 반찬으로 쓰고, 박속으로 나물을 만들기도 합니다. 플라스틱 용기가 없었던 옛날에는 잘 익은 박을 타거나 구멍을 파서 속을 빼낸 뒤 삶아 바가지로 요긴하게 썼습니다. 요즘은 박의 껍질에 그림을 그리거나 조각을 하는 박 공예의 재료로 많이 쓰고 있습니다. 또한 수박의 대목으로 박을 이용하기도 합니다.
호리병박 혹은 표주박은 박과 비슷하지만 열매가 박보다 작고 한가운데가 잘록한 술병같이 생겼습니다.
옛날에는 초가집 지붕 위에서 자라는 둥근 박과 달빛을 받으며 피어있는 하얀 박꽃을 흔히 볼 수 있었는데 지금은 초가집이 사라지고 없어 추억 속의 풍경이 되고 말았습니다.
“고향 고향 내 고향, 박꽃 피는 내 고향...”
이 동요를 부르며 요즘 아이들은 어떤 생각을 하는지 궁금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