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란은 천남성과의 여러해살이풀로 동남아시아 원산입니다. 약간 습한 곳에서 자라며 토련(土蓮)이라고도 합니다.
땅속줄기는 타원형이고 겉은 섬유로 덮여 있으며 옆에 작은 알줄기가 생겨 번식합니다. 잎은 뿌리에서 나고 긴 잎자루가 있으며 달걀 모양의 넓은 타원형입니다. 표면은 미끄럽고 가장자리는 물결 모양으로 밋밋합니다. 잎자루는 길이가 50~100cm이며 잎 밑에서 조금 위쪽에 방패 모양으로 붙습니다.
오랜 세월을 거쳐 재배해 오는 동안 개화 습성이 없어져 가고 있지만 간혹 고온인 해 8~9월에 잎자루 사이에서 나온 2~4개의 꽃줄기 끝에 막대 모양의 꽃이삭이 달리는데 꽃이삭 위쪽에는 수꽃이, 아래쪽에는 암꽃이 달립니다. 이처럼 육질의 꽃대 주위에 꽃자루가 없는 잔 꽃이 빽빽이 달리는 꽃차례를 육수꽃차례(肉穗花序)라고 합니다. 앉은부채, 반하, 토란 등 천남성과 식물에서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육수꽃차례를 싸고 있는 포를 불염포(佛焰苞)라고 하는데 토란의 불염포는 곧추서며 길이는 30cm 정도 됩니다. 열매는 거의 맺히지 않습니다.
토란이라는 이름은 땅속의 알줄기가 달걀을 닮은 데서 유래되었습니다. 땅속의 알줄기는 새끼토란과 어미토란으로 구분하는데 어미토란은 떫은맛이 강하여 대부분 먹지 못하고 주로 새끼토란을 먹습니다. 옛날 식량이 부족했던 때는 알줄기를 저장하였다가 식용으로 이용하였으나 요즘은 주로 잎자루를 국거리나 각종 요리에 이용합니다.
우리나라에 토란이 언제 들어왔는지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중국과 일본에서 아주 오래 전에 재배한 것으로 보아 우리나라에 들어온 지도 매우 오래 된 것으로 추정됩니다. 문헌에 의하면 고려 사회에서 널리 식용으로 이용되었다고 합니다.
일 년만에 찾은 고향집
늙으신 어머니께서 토란국을 내어주시고
어릴적 내 작은 몸을 하늘로 끌어올리던
둥근 방패연 모양의 토란 잎새들
그 잎새 위에 동글동글 모여 있던 새벽 이슬,
그 투명 진주알을 받치던 푸르던 줄기들
이제 그 우아한 자태 하나 남아 있지 않는데
할아버지 산소를 찾아가는 길
아버지는 자꾸 산자락에 주저앉으시고
길 옆 슬라브지붕의 텅빈 집 한구석에 연꽃처럼 솟아오른 토란 잎새들
그 주위에 옹기종기 모여 있는 여름 햇살들.
-강서일. ‘토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