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구꽃은 깊은 산 숲 속에 비교적 흔하게 자라는 여러해살이풀로 미나리아재비과에 속합니다.
줄기는 80~100cm 높이로 비스듬히 자랍니다. 잎은 어긋나며, 잎자루가 길고 손바닥처럼 3~5갈래로 깊이 갈라집니다. 갈래조각은 다시 갈라지기도 하고 끝이 뾰족합니다. 줄기 위로 올라갈수록 잎이 작아지고 3갈래로 갈라집니다.
8~9월에 줄기와 가지 끝의 꽃차례에 보라색 꽃이 모여 핍니다. 꽃은 옆을 향해 피는데 마치 투구 같습니다. 그래서 투구꽃이라는 이름이 붙게 되었지요.
뿌리를 초오(草烏)라고 하여 종기 냉증 신경통 두통 등에 약재로 사용됩니다. 그러나 미나리아재비과의 식물들이 그렇듯이 강한 독이 있으므로 조심해야 합니다.
각시투구꽃, 세뿔투구꽃, 그늘돌쩌귀 등 투구꽃과 비슷한 것이 상당히 많은데 어떤 것은 구분이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학자들 중에는 몇몇 유사한 종류를 통합하여 투구꽃으로 부르기도 합니다.
가을에는
기도하게 하소서.
낙엽(落葉)들이 지는 때를 기다려 내게 주신
겸허(謙虛)한 모국어(母國語)로 나를 채우소서.
가을에는
사랑하게 하소서.
오직 한 사람을 택하게 하소서.
가장 아름다운 열매를 위하여 이 비옥(肥沃)한
시간(時間)을 가꾸게 하소서.
가을에는
호올로 있게 하소서.
나의 영혼,
굽이치는 바다와
백합(百合)의 골짜기를 지나,
마른 나뭇가지 위에 다다른 까마귀같이.
-김현승. '가을의 기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