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백초(三白草)는 습한 곳에 자라는 여러해살이풀로 삼백초과에 속합니다. 예전에는 주변에서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었지만 지금은 제주도의 저지대 습지에 매우 드물게 자생하고 있습니다.
흰색의 뿌리줄기가 옆으로 길게 뻗으며 퍼져 나갑니다. 줄기는 50~100cm 높이로 곧게 자랍니다. 잎은 어긋나며, 달걀 모양의 타원형으로 끝이 뾰족하고 가장자리가 밋밋합니다. 잎 앞면은 녹색이고 뒷면은 연한 흰색이지만 줄기 위쪽의 잎 2~3장은 앞면도 하얗습니다.
6~8월에 꼬리 모양의 꽃차례에 자잘한 흰색 꽃이 달리는데 꽃잎은 없고 수술은 6~7개, 암술은 3~5개입니다. 꽃차례는 줄기 끝에 잎과 마주 나고, 길이는 10~15cm이며, 처음에는 아래로 처지다가 꽃이 피면서 곧게 섭니다.
식물체 전체를 말려 약재로 쓰는데 해열 이뇨 거담 소종 등의 효과가 있다고 합니다.
꽃과 뿌리, 그리고 줄기 위쪽의 잎이 하얗다고 하여 삼백초라는 이름이 붙게 되었다고 합니다.
한약재로 요긴하게 쓰이기 때문에 여러 곳에서 재배하고 있습니다.
"쫓기는 듯이 살고 있는 한심한 나를 살피소서.
늘 바쁜 걸음을 천천히 걷게 하시며
추녀 끝의 풍경 소리를 알아듣게 하시고
거미의 그물 자는 마무리도 지켜보게 하소서.
꾹 다문 입술 위에 어린 날에 불렀던 동요를 얹어주시고
굳어 있는 얼굴에는 소슬바람에도 어우러지는
풀밭 같은 부드러움을 허락하소서.
책 한 구절이 좋아 한참 하늘을 우러르게 하시고
차 한 잔에도 혀의 오랜 사색을 허락하소서.
돌틈에서 피어난 민들레꽃 한 송이에도 마음이 가게 하시고
기왓장의 이끼 한낱에서도 배움을 얻게 하소서."
기도를 마친 그에게 들려오는 소리가 있었다.
"그것들은 내 도움 없이도 할 수 있는 일이다.
네가 그리하면 나는 감사의 은혜를 주겠노라."
-정채봉. '기도와 응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