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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친구들<504> - 왕버들

두메이메일

 

 

 

  왕버들은 중부 이남의 냇가나 호숫가에 자라는 낙엽 교목으로 버드나무과에 속합니다.

  줄기는 20~20m 높이로 자라고, 껍질은 회갈색이며 깊게 갈라집니다. 잎은 어긋나고, 타원형 또는 긴 타원형으로 끝이 길고 뾰족하며 가장자리에 잔 톱니가 있습니다. 잎 뒷면은 흰빛을 띠고, 턱잎은 귀 모양입니다. 새잎은 흔히 붉은빛을 띱니다.

  암수딴그루로 4월에 잎과 함께 꽃이 피는데 잎겨드랑이에 달리는 꼬리 모양의 꽃차례는 비스듬히 위를 향합니다.

  줄기가 굵고 몸집이 커서 마을의 정자나무로 많이 심었습니다.

  조선 숙종 때(1720) 시작하여 경종 때(1721) 완공된 청송 주산지에는 밑 부분이 물에 잠긴 채 살아가는 왕버들 군락이 있습니다.

 

  누군들 젖지 않은 생이 있으려마는

  150년 동안 무릎 밑이 말라본 적이 없습니다

  피안은 발 몇 걸음 밖에서 손짓하는데

  나는 평생을 건너도 내 슬픔을

  다 건널 수는 없다고 생각하였습니다

  신은 왜 낙타로 하여금

  평생 마른 사막을 걷도록 하시고,

  저로 하여금 물의 감옥에 들게 하신 걸까요

  젊은 날, 분노는 나의 우듬지를 썩게 하고

  절망은 발가락이 문드러지게 했지만,

  이제 겨우 사막과 물이 둘이 아님을 압니다

  이곳에도 봄이 오면 나는 꽃을 피우고

  물새들이 내 어깨에 날아와 앉습니다

  이제 피안을 지척에 두고도 오르지 않는 것은

  나의 슬픔이 나의 꽃인 걸 어렴풋이

  알았기 때문인지도 모릅니다

  -반칠환. ‘주산지 왕버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