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들레는 산과 들의 볕이 잘 드는 곳에 자라는 여러해살이풀로 국화과에 속합니다.
잎은 뿌리에서 모여 나와 아랫부분을 땅에 붙이다시피 하여 방사형으로 퍼집니다. 이런 형태를 로제트(rosette) 모양이라고 합니다. 기다란 잎은 깊게 갈라지고 가장자리에 톱니가 있습니다.
3~5월에 뿌리잎 사이에서 꽃줄기가 나와 그 끝에 노란 꽃이 하늘을 향해 피는데 국화과의 특징대로 꽃자루가 없는 작은 꽃이 많이 모여 머리 모양을 이루어 마치 한 송이의 꽃처럼 보이는 머리모양꽃(頭狀花)입니다. 꽃의 아래쪽을 싸고 있는, 잎이 변한 조각인 모인꽃싸개잎(총포)은 비늘모양이며 곧게 서고 끝에 뿔 같은 작은 돌기가 있습니다.
꽃줄기에 흰색 털이 있으나 차츰 없어져 위에만 남고, 꽃줄기를 자르면 흰 즙액이 나옵니다. 열매는 공처럼 둥근 모양을 이루었다가 바람이 불면 솜털이 달린 씨가 바람을 타고 멀리 퍼져 나갑니다.
어린잎과 뿌리를 나물로 먹습니다. 한방에서는 포공영이라고 하여 종창 기관지염 복막염 간염 부인병 황달 등에 처방하며 해열 건위제로 사용합니다.
민들레를 앉은뱅이, 안질방이, 문들레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민들레의 종류로는 보통의 민들레, 꽃 색이 하얀 흰민들레, 한라산에 자라며 작은 꽃을 피우는 좀 민들레, 서양에서 귀화한 서양민들레 등이 있습니다.
문제는 서양민들레입니다. 서양민들레는 환경 조건이 여의치 않으면 꽃가루받이 없이 단위생식으로 씨를 만드는 등 매우 강한 번식력과 생명력으로 토종 민들레를 몰아내고 이 땅을 점령하다시피 하고 있습니다. 도회지 부근에서는 아예 토종 민들레를 찾아보기가 힘들고 깊은 산골로 가야 겨우 찾아 볼 수 있을 정도입니다.
우리 토종 민들레와 서양민들레는 꽃 색깔이나 모양이 비슷하지만 토종 민들레는 꽃의 아랫부분에 있는 비늘처럼 생긴 모인꽃싸개잎(총포) 조각이 바로 서서 붙어 있고, 서양민들레는 모인꽃싸개잎의 바깥 조각들이 뒤로 젖혀져 있기 때문에 어렵지 않게 구별할 수 있습니다.
봄날 지천으로 피어나는 민들레 가운데 오랫동안 이 땅에 살아온 정겨운 우리 토종 민들레를 한 번 찾아보시기 바랍니다.
길가의 자갈 가운데 소년을 짝사랑하는 돌멩이가 있었다.
그러나 소년은 돌멩이한테 눈 한 번 주지 않았다.
그저 꽃나무 앞에서나 머물다 떠날 뿐.
돌멩이는 저도 꽃이 되게 해달라고 하느님께 간절히, 간절히 빌었다.
비로소 하느님의 응답이 있었다.
"꽃이 되면 아픔이 있게 되는데 그래도 꽃이 되겠느냐?"
"네."
"꽃이 되면 한해살이밖에 되지 않는데 그래도 좋겠느냐?"
"네."
"돌멩이는 앉은 자리에서 풀꽃이 되었다.
드디어 소년의 눈길이 꽃이 된 돌멩이한테 주어졌다.
간혹.
그때부터였다.
꽃이 된 돌멩이한테 가슴앓이가 시작된 것은.
어찌나 심한지 나중에는 머리까지도 하얘져버렸다.
옆의 돌멩이가 말했다.
"무엇하러 꽃이 되어서 그 꼴이 되니?
사랑받지 못하더라도 우리처럼 이렇게 아픔이 없는 돌멩이가 낫지...."
꽃이 된 돌멩이가 고개를 저었다.
"아니야.
비록 아프고 한해밖에 살지 못한다더라도 사랑을 나누었다는 것이 중요해"
그러자 하늘로부터 들려오는 소리가 있었다.
"너의 갸륵한 마음을 길이 전하기 위하여
이 세상 끝나는 날까지 네 손은 번성하게 되리라."
바람이 민들레 꽃 씨앗들을 둥둥 실어 날랐다.
-정채봉. '민들레 꽃'-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