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대난초는 난초과의 여러해살이풀로 산의 숲 그늘에서 자랍니다.
줄기는 곧게 서며 높이는 30~50cm입니다. 잎은 6~8개가 어긋나고, 긴 타원형으로 가장자리가 밋밋하며 밑 부분이 줄기를 감쌉니다. 잎 가장자리와 뒷면에 흰색의 짧은 털 모양의 돌기가 있으며 10여 개의 세로 맥(脈)이 뚜렷합니다.
5~6월에 줄기 끝의 꽃차례에 5~10개의 흰색 꽃이 피는데 활짝 벌어지지 않습니다. 꽃 밑에 달리는 포잎은 선형(線形)이며 아래쪽의 1~2장이 보통 꽃차례보다 깁니다. 꽃받침잎은 3장으로 꽃잎 같고 꽃잎은 꽃받침보다 짧습니다. 꽃차례에도 흰 털 같은 돌기가 나 있습니다.
햇빛을 좋아하는 숲 속의 풀꽃들은 나무가 잎을 내기 전 서둘러 꽃을 피웁니다. 그 다음 나무의 잎이 무성해져 햇빛이 가려지기 시작하면 그늘을 좋아하는 풀꽃들이 꽃을 피웁니다. 은대난초도 그 중 하나입니다. 난초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탐을 낼 만큼 귀하지 않고 높지 않은 산에도 흔하게 자라기 때문에 쉽게 만날 수 있습니다.
꽃이 흰색이고, 맥이 뚜렷한 잎이 대나무 잎을 닮았다고 하여 은대난초라는 이름이 붙었습니다.
이름도 비슷하지만 생김새도 아주 비슷한 종류로 은난초가 있습니다. 은난초는 은대난초에 비해 잎이 작고, 포잎이 꽃차례보다 짧으며, 전체에 흰색의 털같은 돌기가 없는 것이 특징입니다.
꾸밈없이 활짝 웃는 모습도 아름답지만 웃음을 머금은 모습도 아름답습니다. 꽃잎을 활짝 펴지 않는 은대난초의 새하얀 꽃은 웃음을 머금은 새색시의 수줍은 얼굴을 연상케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