뻐꾹채는 산기슭의 양지바른 곳에 자라는, 국화과의 여러해살이풀입니다.
굵은 뿌리가 땅속 깊이 뻗어 내려가며 줄기와 잎 등 전체에 흰털이 빽빽이 나 있습니다. 줄기는 30~70cm 높이로 곧게 자랍니다. 잎은 깃 모양으로 깊게 갈라지고 갈래 조각은 6~8쌍이며 분백색이 돕니다. 뿌리잎은 밑이 날개 모양으로 넓어져 잎자루까지 이어지고, 줄기잎은 어긋나며 위로 갈수록 작고 잎자루가 없어집니다.
5~7월에 줄기 끝에 한 송이의 붉은 색 꽃이 피는데 지름이 6~9cm로 제법 큰 편이며 국화과의 특성대로 작은 꽃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는 머리모양꽃(頭狀花)입니다. 작은꽃은 모두 관(管)모양꽃입니다. 작은 꽃들을 둘러싸고 있는 모인꽃싸개잎(총포)은 반구형이고 갈색 조각들이 6줄로 배열됩니다. 언뜻 보면 솔방울 같습니다.
전체적으로 엉겅퀴와 닮았지만 더 크고 가시가 없으며 흰털이 나 있어 쉽게 구별할 수 있습니다.
어린잎을 나물로 먹고 꽃이 피기 전 줄기는 껍질을 벗겨 날로 먹습니다. 채 피지 않은 꽃봉오리를 살짝 데쳐 샐러드로 먹기도 합니다. 한방에서는 말린 뿌리를 누로라고 하여 약재로 사용하는데 해열 해독 소종 등의 효능이 있다고 합니다.
뻐꾸기가 우는 5월에 꽃이 피기 때문에 뻐꾹채라는 이름으로 불리게 되었다고도 하고, 꽃 아래의 갈색 조각이 포개진 모인꽃싸개잎이 뻐꾸기의 앞가슴 깃털을 닮아 그렇게 불리게 되었다고도 합니다. 지방에 따라서는 뻐꾹나물, 멍구지라고도 부릅니다.
올해도 뻐꾹채를 만났을 때 뻐꾸기 소리가 들려왔습니다. 뻐꾸기 소리와 어울려서 그런지 뻐꾹채의 고운 모습이 애잔하게 보였습니다. 그리고 '여름이 오고 있구나'가 아니라 '봄이 가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