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선(白鮮)은 운향과의 여러해살이풀로 높지 않은 산기슭이나 산 가장자리에 자랍니다. 검화, 백양선이라고 불리기도 합니다.
줄기는 60~90cm 높이로 곧게 자라며 밑 부분이 딱딱합니다. 잎은 줄기 가운데 촘촘히 어긋나며, 2~4쌍의 작은잎으로 이루어진 깃꼴겹잎입니다. 정확히 말하면 아까시나무(아카시아)처럼 맨끝에는 작은잎 하나만 달리므로 홀수깃꼴겹잎입니다. 작은잎은 타원형이며 가장자리에 톱니와 반투명한 유점(油點)이 있습니다.
5~6월에 줄기 윗부분에 흰색 혹은 연한 붉은 색 꽃들이 달리는데 이같이 긴 꽃대에 꽃자루가 있는 여러 개의 꽃이 어긋나게 붙어서 밑에서부터 피어 올라가는 꽃차례를 총상꽃차례(총상화서)라고 합니다. 꽃잎은 5장이며 보라색 줄무늬가 있습니다. 수술은 10개, 암술은 1개입니다. 꽃차례와 꽃자루에 기름샘이 있어 역한 냄새가 납니다.
운향과 식물은 이름 그대로 대부분 독특한 향기를 뿜습니다. 귤, 탱자나무, 산초나무 등이 바로 운향과 식물이지요. 백선은 우리나라의 운향과 식물 중 유일하게 나무가 아닌 풀로서 역시 독특한 향기를 풍기는데 상쾌한 냄새는 아닙니다.
백선은 뿌리가 멋지게 발달하여 산삼을 닮았다고 합니다. 그래서 봉황을 닮은 삼이라고 하여 봉삼 또는 봉황삼이라고 부르기도 하지만 산삼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습니다. 한방에서는 뿌리를 말린 것을 백선피라고 하며 진통 해독제와 황달 피부질환 치료제 등으로 씁니다. 그러나 독성이 있으므로 함부로 먹어서는 안됩니다.
사물이든 사람이든 조금은 떨어져서 보아야 아름다운 경우가 많습니다. 인물 사진도 조금은 거리를 두어야 아름답게 찍히고, 추억이 아름답게 느껴지는 것도 그만큼 현재와 거리가 생겼기 때문이 아닌가 싶습니다.
냄새 때문이기도 하지만 백선 역시 조금 떨어져서 보면 더 아름답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