칡은 산기슭의 양지바른 곳에 흔하게 자라는 낙엽 덩굴나무로 콩과에 속합니다.
뿌리는 굵고 땅속으로 깊이 뻗으며, 줄기는 다른 물체를 감고 올라갑니다. 줄기에는 갈색 혹은 흰색의 털이 많이 나 있습니다. 잎은 어긋나고, 작은잎 3장으로 된 겹잎(三出葉)입니다. 작은잎은 넓은 타원형으로 길이와 너비가 10~15cm이며, 가장자리는 밋밋하거나 얕게 3갈래로 갈라집니다. 잎자루와 작은잎에 털이 있습니다.
7~8월에 잎겨드랑이에서 10~25cm의 원뿔 모양의 꽃차례가 나서 곧게 서고 여기에 여러 개의 꽃이 촘촘히 달려 옆을 향해 핍니다. 꽃은 붉은 보라색으로 나비 모양이며 길이는 1.5~2cm입니다. 꽃향기가 참 좋습니다. 열매는 꼬투리 곧 협과(莢果)로 갈색 털로 덮여 있고 속에 동글납작한 씨가 들어 있습니다.
칡은 다른 식물과 더불어 살 줄을 몰라 다른 식물들에게 피해를 줍니다. 우선 콩과식물이라 아무 곳에나 잘 자라고 생명력이 왕성하여 틈만 있으면 먼저 자리를 독차지해 버립니다. 그리고 다른 나무를 감고 올라가 넓은 잎으로 햇빛을 막아 제대로 자라지 못하게 합니다. 숲을 가꾸는 사람들에게 칡은 눈엣가시일 것입니다.
뿐만 아니라 칡은 전봇대를 타고 올라가 전선을 휘감아 비 오는 날 합선을 일으키게 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칡이 감고 올라가지 못하도록 전봇대를 지탱하는 철사줄에 미끄러운 플라스틱으로 된 깔때기를 거꾸로 끼워두기도 합니다.
이처럼 여러 가지로 골칫거리인 칡이지만 쓰임새가 많기도 합니다. 특히 과거에는 더욱 요긴히 쓰였습니다. 한방에서는 뿌리를 갈근(葛根), 꽃을 갈화(葛花)라고 하는데 발한 해열 등의 효과가 있다고 합니다. 민간에서는 뿌리나 꽃으로 술을 담그기도 합니다. 뿌리를 짓찧은 액즙을 가라앉혀 말린 갈분(葛粉)으로 국수나 냉면을 만드는데 요즘 건강에 좋다고 하여 인기가 있습니다. 또 뿌리에서 즙을 짜서 마시거나 잎으로 차를 만들어 먹기도 합니다. 칡 줄기는 껍질이 매우 질겨서 새끼나 밧줄 대용으로 많이 썼으며 삼태기와 바구니와 같은 생활용구를 만들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칡덩굴의 껍질로 갈포라는 옷감을 짰고 요즘은 갈포지라고 부르는 벽지를 만듭니다.
어린 시절을 시골에서 보내신 분들은 친구들과 칡뿌리를 나누어 질근질근 씹으며 단맛을 즐기던 추억을 갖고 있을 것입니다. 이번 여름엔 추억을 되새기며 칡꽃도 한 번 살펴보시고 칡꽃 향기도 맡아보시기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