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이는 들이나 밭에서 흔하게 자라는, 십자화과의 두해살이풀입니다. 십자화과를 겨자과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뿌리는 땅속으로 곧게 뻗고, 줄기와 잎에 털이 있습니다. 이른봄 뿌리잎 사이에서 줄기가 나와 10~50cm 높이로 자라며 가지가 갈라집니다. 뿌리잎은 모여나고, 가장자리가 깊게 파인 깃꼴 모양이지만 끝 부분이 넓고 잎자루가 있습니다. 줄기잎은 어긋나며, 가늘고 깁니다. 이런 모양을 바소형 혹은 피침형(披針形)이라고 합니다. 줄기잎은 위로 올라갈수록 작아지면서 잎자루가 없어지며 밑 부분이 줄기를 살짝 감쌉니다.
4~6월에 줄기나 가지 끝에 작은 흰색 꽃이 모여 달리는데 줄기가 자라면서 계속해서 꽃이 피기 때문에 먼저 꽃핀 자리에는 다른 꽃이 지기도 전에 열매가 맺혀 익어갑니다. 꽃잎은 4장으로 십자 모양입니다. 그래서 십자화과라고 부릅니다. 열매는 납작하고 역삼각형 모양이며 안에 자잘한 씨앗이 많이 들어 있습니다.
나생이, 나승게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영어로는 '세퍼드스 퍼스(shepherd's purse)' 곧 목자의 주머니라고 하는데 학명 역시 같은 뜻을 지닙니다. 열매가 주머니 모양으로 생겼다고 하여 그런 이름이 붙여진 것 같습니다.
냉이는 봄의 입맛을 돋우는 대표적인 봄나물입니다. 이른봄 방석처럼 퍼진 어린잎과 뿌리를 통째로 캐서 나물로 무치거나 국을 끓여 먹습니다. 가을에 싹이 튼 냉이는 추위를 견디기 위해 뿌리에서 모여 난 잎을 땅바닥에 바짝 붙이고 겨울을 나는데 묵은 잎의 경우 붉은 색을 띠기도 합니다. 봄에 나물로 먹는 것은 보통 이 뿌리잎과 뿌리입니다.
한방에서는 뿌리를 포함한 모든 부분을 재체라고 하여 약재로 씁니다. 비장을 튼튼하게 하고 이뇨 지혈 해독 등의 효능이 있다고 합니다.
네가 등을 보인 뒤에 냉이꽃이 피었다
네 발자국 소리 나던 자리마다 냉이꽃이 피었다
약속도 미리 하지 않고 냉이꽃이 피었다
무엇 하러 피었나 물어보기 전에 냉이꽃이 피었다
쓸데없이 많이 냉이꽃이 피었다
내 이 아픈 게 다 낫고 나서 냉이꽃이 피었다
보일 듯 보일 듯 냉이꽃이 피었다
너하고 둘이 나란히 앉았던 자리에 냉이꽃이 피었다
너의 집이 보이는 언덕빼기에 냉이꽃이 피었다
문득문득 울고 싶어서 냉이꽃이 피었다
눈물을 참으려다가 냉이꽃이 피었다
너도 없는데 냉이꽃이 피었다
-안도현, '냉이꽃'-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