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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친구들<466> - 설앵초

두메이메일

 

 

 

  설앵초는 앵초과의 여러해살이풀로 높은 산의 풀밭이나 바위지대에서 자랍니다.

  모든 잎은 뿌리에서 모여 나고 넓은 달걀형이며 밑이 갑자기 좁아져서 잎자루의 날개가 됩니다. 잎은 가장자리가 뒤로 말리는 것도 있고, 둔한 톱니가 있으며, 뒷면은 은황색 가루를 덮어쓴 것 같습니다.

  4~6월에 뿌리에서 나온 길이 5~15cm의 꽃줄기 끝에 지름 1~1.4cm의 연한 자주색 꽃들이 우산 모양으로 달립니다. 화관은 5갈래로 깊이 갈라지며 갈래의 끝은 가운데가 오목하게 들어갑니다.

 

  늙으신 부모님 앓고 계시다는 것도 모른 채

  너무 오래 술집에 앉아 있었던 거다

  병든 아내 집에서 기다리고 있다는 것도 잊은 채

  너무 오래 외간아낙들과 노닥거리고 있었던 거다

  아니다 저승에서 잠시 다녀오마 인사하고 떠나온 우리

  훌쩍 하루치의 여행길에 나서듯 떠나온 우리

  이승에 와 애기 노릇하다가 학생 노릇하다가 자라서

  시집가고 장가가고 어른 되어

  다시 아이들 낳아 기르다가 이제

  이렇게 노년의 나이가 되어버린 거다

  떠나온 지 너무 오래 되어서 어쩌나

  돌아갈 길을 잊어버려서 어쩌나

  이쪽에서 아웅다웅 너무 사납게 사느라고

  생각나지 않는 저쪽 사람들 얼굴

  저쪽 사람들과 있었던 이야기며 약속들

  까맣게 떠오르지 않아 어쩌나

  아무튼 우리는 지금 너무 오래

  열심히 살고 있는 거다

  엉뚱한 짓들에 한눈을 팔며 너무 오래

  해찰부리고 있는 거다.

  -나태주. ‘해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