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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친구들<453> - 야광나무

두메이메일

 

 

 

  야광나무는 중부 이북의 산에서 자라는 낙엽 소교목으로 장미과에 속합니다.

  높이는 4~8m입니다. 나무껍질은 회갈색이며 세로로 불규칙하게 갈라지고 가지에 털이 없습니다. 잎은 어긋나고, 타원형 혹은 달걀형으로 끝이 뾰족하며 가장자리에 잔톱니가 있습니다. 잎 앞면은 윤기가 나며, 잎자루는 길고 털이 없습니다.

  5월에 2~6개의 흰색 또는 연한 홍색 꽃이 가지 끝에 모여 피는데 지름은 3~3.5cm입니다. 열매는 9~10월에 붉은색 또는 노란색으로 익습니다.

  꽃이 필 때 하얀 꽃이 나무를 온통 뒤덮어 밤을 환하게 비춘다고 하여 야광나무라고 부릅니다.

  사과나무와 한 집안이기 때문에 잎과 꽃이 사과나무를 닮았지만 열매는 지름이 8~10mm로 콩알만합니다. 이름이 비슷한 고광나무는 다른 집안에 속합니다.

 

  십년 넘은 그 절 변소간은

  그동안 한번도 똥을 푼 적 없다는데요.

 통을 만들 때 한 구멍 뚫었을 거라는 둥 

  아예 처음부터 밑이 없었다는 둥

  말도 많았습니다.

  변소간을 지은 아랫말 미장이 영감은

  벼락 맞을 소리라고 펄펄 뛰지만요,

  하여간 그곳은 이상하게 냄새도 안 나고

  볼일 볼 때 그것이 튀어

  엉덩이에 묻는 일도 없었지요.

  어쨌거나

  변소간 근처에

  오동나무랑 매실나무가

  그 절에서는

  가장 눈에 띄게

  싯푸르고요.

  호박이랑 산수유도

  유난히 크고 환한 걸 보면요.

  분명 뭔가 새긴 새는 것이라고

  딱한 우리 스님도 남몰래

  고개를 갸우뚱거리는데요.

  누가 알겠어요,

  저 변소는 이미 제 가장 깊은 곳에

  자기를 버릴 구멍을

  스스로 찾았는지도요.

  막막한 어둠 속에서 더 갈 곳 없는 인생은

  스스로 길이 보이기도 하는 것이어서요.

  한줌 사랑이든 향기 잃은 증오든

  한 가지만 오래도록 품고 가슴 썩은 것들은,

  남의 손 빌리지 않고도

  속에 맺힌 서러움 제 몸으로 걸러서,

  세상에 거름 되는 법 알게 되는 것이어서요.

  십년 넘게 남몰래 풀과 나무와 바람과

  어우러진 늙은 변소의 장엄한 마음을,

  알 만한 사람은 다 알만도 하지만요.

  밤마다 변소가 참말로 오줌 누고

  똥 누다가 방귀까지 뀐다고 

  어린 스님들 앞에서 떠들어대는

  저 구미호 같은 보살 말고는,

  그 누가 또 짐작이나 하겠어요.

  -박규리. ‘그 변소간의 비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