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르고 떳떳하게 살자
오늘 복음은 예수님의 산상설교 중 일부로서 율법, 화해, 이혼금지, 정직에 관한 긴 말씀입니다. 저는 오늘 마태오 복음 5장 33절-37절의 ‘정직하라’는 가르침에 대해 함께 생각해 보겠습니다.
정직하게 살라는 것은 마음에 거짓이 없이 바르게 살라는 것입니다. 너무나 기본적인 가르침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이 정직하게 살기가 어렵다고 합니다. 왜 그럴까요?
정직하게 살면 얻는 것보다 잃는 것이 많다고 생각하기 때문이 아닐까요? 그러나 하느님을 믿는 신앙인의 삶이 정직하지 못해서야 되겠습니까?
예수님은 우리에게 정직하게 사는데 필요한 두 가지 지침을 주셨습니다.
“하늘을 두고도, 땅을 두고도 맹세하지 말라.”(마태 5,34-35), “너희는 말할 때에 ‘예.’ 할 것은 ‘예.’ 하고, ‘아니요.’ 할 것은 ‘아니요.’라고만 하여라.”(마태 5,37)고 하셨습니다.
예수님께서 맹세하지 말라고 말씀하신 것은 맹세하는 사람이 정직하고 바르게 살지 않기 때문입니다. 맹세는 하느님 앞에서 하는 약속입니다. 따라서 하느님을 보증인으로 세우는 것과 같습니다. 그러므로 맹세하는 사람은 그 만큼 신용이 없다는 뜻이 되기도 합니다. 바르고 정직한 사람은 아예 맹세할 필요가 없으며, 떳떳하지 못하고 부정직한 자는 맹세하더라도 믿을 수가 없습니다. 예수님께서 마태오복음 23장에서 율법학자들과 바리사이들에게 불행을 선포하시면서 아주 단호하게 꾸짖으십니다. 왜냐하면 그들이 정직하게 살지 않고 위선적으로 살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그들의 말은 실행하더라도 그들의 위선적인 행실만은 본받지 말라고 하신 것이지요.
바오로 사도는 믿음과 희망, 사랑 가운데서 으뜸은 사랑이라고(1코린 13,8) 하면서, 그 사랑에는 거짓이 없어야 한다(로마 12,9)고 했습니다.
예수님은 우리가 말할 때에 ‘예.’ 할 것은 ‘예.’ 하고, ‘아니요.’ 할 것은 ‘아니요.’라고만 말하라고 하셨습니다. 그 이상은 악에서 나오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말이 난무하는 세상입니다. 세상이 불안하고 앞날이 불확실해지면 헛소문이 많습니다. 이는 사람들이 없는 말을 만들어 내기 때문입니다. 자연스레 온갖 유언비어가 떠돌고 사회는 방향감각을 잃어갑니다. 그러니 정확하게 말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바르게 살지 않으면 불가능한 일입니다. 따라서 정직하고 바르게 사는 삶이란 ‘자신의 말에 책임지는 것’을 뜻하며, ‘어떠한 시대나, 환경에서나, 조건에서도 변하지 않는 것을 따라 사는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형제자매 여러분!
예수님의 가르침을 따라, 맹세하지 말고 바르고 떳떳하게 살도록 합시다. 거짓말을 하거나 위선적인 삶을 버리고, 말할 때에는 “예”와 “아니요”를 확실하게 하도록 합시다. 바오로 사도는 갈라 2장 14절에서 유다인이면서 유다인 으로 살지 않고 이민족처럼 살면서, 어떻게 이민족들에게 유다인처럼 살라고 할 수 있겠는가라고 했습니다.
마찬가지로 우리도 신앙인으로서 신앙인처럼 살지 않고 세속인처럼 살면서, 어떻게 세속인들에게 신앙인이 되라고 말할 수 있겠습니까?
하느님. 길 잃은 사람들에게 진리의 빛을 비추시어 올바른 길로 돌아오게 하시니, 그리스도를 주님으로 고백하는 모든 이가, 그 이름에 어긋나는 것을 버리고 올바로 살아가게 하소서. 아멘.(연중 3주간 월요일 본기도)
서문동 본당 조상래 다미아노 신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