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리아의 남편 요셉은 의로운 사람이었다.
찬미예수님!
저는 서문동 본당 보좌신부 류성태 안드레아입니다. 저는 춘양본당이 공소시절에 신앙생활을 시작하였는데, 그때에도 공소사목지가 있어서 무슨 말씀인지 이해하지도 못하면서 열심히 읽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런데 제가 신부가 되어 이렇게 글을 작성하게 될 줄은 생각지도 못했습니다. 부족한 저에게 이러한 뜻 깊은 기회를 주신 모든 분들께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예수님의 탄생을 준비하는 대림시기가 어느덧 막바지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이제 우리는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을 기념하는 기쁜 성탄을 맞이하게 됩니다. 우리 형제님들, 그리고 자매님들께서는 예수님의 탄생을 잘 준비하고 계신지요? 예수님께서 이 땅에 오셨다는 것, 즉 강생하셨다는 사실은 모든 사람에게 큰 축복입니다. 이러한 우리 주님의 강생은 원죄의 결과인 죽음 앞에서 두려워 떨고 있는 우리 인간에게 희망의 빛을 선사해 주심으로써 하느님의 크신 자비와 사랑을 드러낸 결정적인 사건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하여 우리는 주님의 자비와 사랑에 깊은 감사와 찬미로 응답해야 하겠습니다.
오늘 복음은 그리스도 예수님의 탄생에 대해서 전해 줍니다. 먼저 복음의 내용을 살펴보겠습니다. 요셉과 마리아는 이미 결혼식만을 남겨둔 정혼한 사이였습니다. 그렇기에 아직 결혼이 합법적으로 성사된 상태가 아니었습니다. 즉, 신랑신부가 함께 살기 전이라는 것입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마리아가 임신한 사실을 요셉이 알게 되었습니다. 이는 비정상적인 사건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는 명백한 파혼사유이자 만천하에 드러내게 되면 마리아는 돌을 맞아 죽는 벌을 받을 수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요셉은 하느님의 길을 걷는 의로운 사람이었고, 사람의 생명을 소중히 여길 줄 아는 사람이었기에 남모르게 마리아와 파혼하기로 작정합니다. 이 사건에 대해서 예로니모 성인은 “마리아의 정결을 잘 알고 있던 요셉은, 마리아에게 일어난 일을 이상하게 여기면서도, 자기가 알지 못한 신비스런 일에 침묵을 지키면서 감춘다.”라고 말합니다. 즉, 요셉은 정확히 알지는 못했지만 마리아 안에서 하느님께서 이루신 일을 존중하고, 그래서 아무도 모르게 마리아를 버리기로 작정합니다. 하느님께서 동정녀의 임신에 개입하셨다면 당신이 선택하신 여인과 그 여인에게서 태어날 아기를 몸소 돌보실 줄로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이는 모든 일을 하느님께 맡기면서 한 생명, 아니 마리아와 아기의 두 생명을 하느님 손에 맡긴다는 것을 드러냅니다. 그리고 통상적인 생각에서 벗어나 그 일을 남모르게 함으로써 하느님의 뜻이 이루어 질 수 있도록 그분께 의탁한 것이라 할 수 있는 것입니다. 쉽게 말해 마리아의 임신이 간음을 통해 이루어진 것이라면 하느님께서 벌하실 것이고, 그녀의 임신이 성령을 통해 이루어진 것이라면 하느님께서 친히 지켜주실 것이라고 생각한 것입니다. 이는 자신의 생각을 온전히 하느님 뜻에 맡긴다는 것으로 하느님 안에서 의인의 모습을 보여준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요셉도 이러한 결정을 내리기까지 분명 많은 내적갈등을 겪었을 것입니다. 그 갈등은 요셉을 많이 힘들게 하였을 것입니다. 상황이 그렇게 흘러가려 하자 하느님께서는 천사를 보내시어 그의 고민을 말끔히 없애 주십니다. 그분께서는 요셉에게 마리아의 임신은 성령을 통해 이루어진 것이고, 그녀에게서 태어날 아기는 메시아이며, 사람을 죄에서 구원할 구세주라는 사실을 알려주신 것입니다.
우리는 삶의 현장에서 많은 고민들로 내적갈등을 겪게 됩니다. 신앙인으로서의 도리를 지켜야 함에도 순간의 화나 욕심으로 인해 신앙인의 모습을 저버리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와 반대로 하느님을 믿기 때문에 그 상황에서도 하느님의 뜻을 기억하려고 애쓰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분명한 것은 우리는 하느님을 믿고 따르는 그분의 제자요, 자녀라는 사실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어떠한 경우에서도 하느님의 뜻을 찾고, 그분께 모든 것을 맡기려는 의지를 드러내야 합니다. 예, 맞습니다.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하나씩 하나씩 노력해 본다면 우리도 요셉처럼 의로운 사람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선 하느님의 뜻을 찾기 위해 성경말씀을 자주 접하고, 기도해야합니다. 또한 그 안에서 하느님의 뜻이 무엇인지를 묵상해 보아야 합니다. 그리고 그분의 뜻을 알았다면 어떠한 갈등을 마주했을 때 하느님을 떠올릴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그분을 기억하고 그분의 뜻을 실천하겠다는 결단을 내려야 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노력에 하느님께서도 기뻐하시며 성령을 통해 당신의 뜻을 우리에게 전해 주실 것입니다. 그리하여 이러한 노력을 통해 우리는 의로운 사람이 되고, 그 의로움으로 우리는 하느님 나라에서 영원한 행복을 누리게 될 것입니다. 한 주간 주님의 사랑 안에서 행복하시길 기도합니다.
서문동 본당 보좌 류성태 안드레아 신부
